포괄적인 제시어의 개념
제시어란 독립적 성분인 명사구 혹은 명사구 상당어가 아무런 표지 없이 쓰이고 그 뒤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에 관여적인 서술이 나올 때, 그 독립어 명사구를 가리킨다.(이선웅 2005: 64)
그런데 제시어에는 그것과 동지시적인 명사구가 뒤에 나오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으므로 이를 하위 구분할 수도 있다. 제시어와 동지시적인 명사구가 뒤에 나오는 경우의 제시어를 '엄격한 제시어(strict appositive)', 그렇지 않은 경우의 제시어를 '미약한 제시어(weak appositive)'로 나눌 수 있다. 엄격한 제시어에는 뒤따르는 서술어가 취하는 논항의 의미역이 구현되어야 하지만 미약한 제시어에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한편 제시어와 주제어가 연관되는 개념으로 묶일 수 있는 근거는 무엇보다도 둘 다 한정적(definite)인 정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한정적인 정보라 함은 화자가 내(화자)가 이것에 대해 말하면 상대방(청자)은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성립되는 말이다. 보통 이를 구정보(old information) 혹은 기지 정보(given information)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화자가 청자의 머릿속에 문제의 대상이 활성화(active)되어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면, 그 문제의 정보가 구정보라도 한정성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다. 한정적인 대상은 청자의 머릿속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바로 확인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Lambrecht, 1994:3장)
그런데 세부적으로 보면 제시어와 주제어가 한정적인 대상에 대하여 그것이 구정보이든 신정보이든 제약 없이 모두 쓰일 수 있는 데 반해, 주제어는 신정보로 쓰일 경우 발화의 의미적, 운율적 초점의 대상에는 쓰이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이선웅 2005: 66)
제시어와 주제어가 하나의 개념으로 묶일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그것이 언급 대상성(aboutness)에서 동일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언급 대상성은 심리적 주어가 갖는 특성으로서 인식의 출발점, 서술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어는 '대조'의 뜻을 함께 갖고 있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문두에 와야 한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에게 지적되어 왔는데, 이 점은 제시어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그것이 인식상으로 서술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주제 표지가 따로 있지 않은 인구어에서 주제어와 제시어를 구별하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언급 대상성에서 주제어와 제시어가 차리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참고> 이선웅(2005), 국어의 문장 제시어에 대하여, 어문연구 제 33권 1호, 59-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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