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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표성(markedness)과 무표성(unmarkedness)

JoyDo 2022. 10. 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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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표성(markedness)과 무표성(unmarkedness)

유표성 이론은 야콥슨에 의해 구조주의 언어학의 테두리 안에서 주로 변별 자질(distinctive features)의 유무를 통해 음소를 정의하기 위한 도구로 제기된 이후, 다른 분야의 해석에도 확대 적용되어, 형태론, 문장론(=통사론), 의미론, 역사 언어학, 외국어 습득 및 문체론, 시학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표성 이론은 촘스키(N. Chomsky)의 변형생성문법 이론에서도 받아들여져 이제 유표성 이론과 관련된 표지(mark), 유표(marked), 무표(unmarked)라는 용어는 이론 언어학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의 일반적인 용어가 된 듯하다. 야콥슨은 단어의 통사적인 기능이 다음의 예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형태적으로 명확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 무표 어순만이 가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예에서 (4)의 경우는 무표적인 어순인데 반해, (5)의 경우는 문맥이나 상황(비언어학적 문맥)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 유표적 어순이라 주장한다. 

또한 분포의 정도성이나 자연스러움의 측면에서, 자연 언어의 99퍼센트 이상이 목적어에 선행하는 주어를 가지고, 문장의 주어는 사물보다 사람이, 복수보다는 단수가 될 경우가 더 많고 자연스럽다는 사실이 예시되었다. 간략하게 살펴 본 통사론에서의 유표성 이론은 텍스트 및 발화에서의 통합적 비교 또는 빈도와 분포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사론에서의 유표성 이론

통사론에서 유표성 이론은 개별 언어의 어순 연구에 많이 활용되어 왔다. 즉, 유표성 이론에 의해 어떤 어순은 무표인데 반해 어떤 어순은 유표적이라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면, 영어의 어순은 주어-동사-목적어와 형용사+명사 어순이 무표이고, 여기에 변화가 생길 경우에는 문장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변화가 수반된다. 러시아어와 같이 격이 형태소로 표현되어 어순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이는 언어에서도, 주어-동사-목적어의 어순이 무표이고, 무표적인 어순에 변화가 생길 경우 문맥, 상황 또는 감정적 반응의 변화를 수반한다. 

 

의미론에서의 유표성 이론

유표성 이론은 어휘의미론에서 어휘의 의미를 정의하는데도 널리 활용되는데, 유표/무표의 기준이 되었던 빈도나 분포의 정도가 그대로 적용되어 일반적으로 광의의 의미는 무표로, 협의의 의미는 유표로 정의된다. 예를 들면, woman은 항상 여성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특징 [female]에 대하여 [+female]인데 반해, man은 [female]의 특징을 가지지 않는 [-female]일 수도 있고, 인류 전체를 표시함으로써 [female]이라는 표지에 대해 아무런 지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표적이다. 이러한 유표/무표 요소 간의 관계를 야콥슨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즉, mandl [female]의 반의어인 경우는 [-female], 즉, [female]이라는 특징 'a'에 대하여 'not-a'의 의미이지만, man이 인류의 의미일 경우는 'not-a'의 의미가 아닌 'non-signalization of a'가 되어 양자의 관계가 달라진다. 

M은 marked, U는 unmarked를 의미한다.

배타적 관계는 야콥슨이 말하는 'a vs. not-a'의 관계로 'a'인 것은 'not-a'가 될 수 없고, 'not-a'인 것은 'a'가 될 수 없는 관계이다. 반면 man과 woman 간의 어휘의미론적 관계는 man이 남자를 의미할 경우에는 [-female] vs. [+female], 즉 'a vs. not-a'라는 배타적 관계이지만, man이 인류를 의미할 경우는 man이 남성의미의 man과 더불어 여성의미의 유표적 woman을 모두 포함하는 내포적 관계, 즉 'a vs. non-signalization of a'의 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예는 형용사 반의어의 예에서도 찾을 수 있다. 명백히 반의어 관계인 것처럼 보이는 tall/short, old/young 등도 실제로는 배타적 관계와 더불어 내포적 관계도 가지고 있다. 150cm가 안 되는 성인은 작은 키이지만 "How short is he?"라고 묻지 않고 "How tall is he?"라고 물으며,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의 나이를 물을 때도 "How young is he?"라고 묻지 않고 "How old is he?"라고 묻는다. 이는 명백히 배타적인 반의관계인 것처럼 보이는 어휘쌍도 실제로는 내포적인 반의관계임을 증명하는 예이다. 

 

<참고>
유승만(2006), 로만 야콥슨의 유표성 이론 연구, 러시아연구 제16권 제2호, 27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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