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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 포스팅은 아래 논문을 정리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김수정, 최동주(2013), 소설텍스트에서의 주어의 실현 양상 - 박완서의 소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을 중심으로 -, 한민족어문학, 64, 37-68
1. 주어가 가리키는 지시체가 텍스트의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경우
1.1. 주어 생략
1.2. 주어 출현
< 주어가 가리키는 지시체가 텍스트의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경우 - 주어 생략 >
- 주어가 화자 또는 불특정한 사람이거나, 주어를 밝히는 것이 특별한 의의가 없는 경우.
예) 손으로 우단 천을 결과 반대 방향으로 쓸면... - 시간, 거리, 장소 상황 등을 표현할 때.
예) 53년 봄이니까 아직 동란 중이었다. --> 여기에서 생략된 주어는 작중 인물인 '나'가 '서울에 올라와 개업할 자리를 물색할 때'로서, '당시' 또는 '그때' 정도일 것이나 생략되었다. - 수사적인 목적에 의한 경우.
예)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 무엇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것인지에 관한 궁금증을 고조시킴으로써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
< 주어가 가리키는 지시체가 텍스트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경우 - 주어 출현 >
| 형식 | NP-는 | NP-이 | NP-X(에서) | NP | 합계 |
| 출현수 | 48 | 40 | 15 | 1 | 104 |
| 백분율 | 46.2% | 38.5% | 14.4% | 1.0% | 100% |
- '은/는'이 쓰인 경우 1
세상사적 지식이나 맥락을 통해 알 수 있는 지시체의 경우, 이를 텍스트에 도입(혹은 소개)하는 과정이 없이 바로 화제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에 따른 상대적 빈도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에 처음 출현하는 지시체가 '은/는'의 결합 형식, 즉 화제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일반적으로 담화상에서는 독자가 안다고 가정하는 지시체를 화제로 제시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 Lambrecht(1994:164)에서는 화제로 제시될 수 있는 가능성과 관련하여 '활성화된 지시체 > 접근가능한 지시체 > 사용되지 않은 지시체 > 완전히 새롭지만 닻 내린 지시체 > 완전히 새롭고 닻 내리지 않은 지시체'의 위계를 제시하고 이를 '화제 용인가능성 척도(Topic Acceptability Scale)'라고 부른 바 있다. -> 최동주(2012:33-34) 참고
- 서울은 단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지명(고유명사)가 주어
그때 나는 ~ 단신 서울로 올라와 ~. -> '나'는 작중 인물인 동시에 서사자로서 독자가 알 수 있는 사람(고유명사) - 개업할 만한 자리는 시내 중심가에도 수두룩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처음 받은 환자는 집주인 황씨의 딸이었다.
-> 관형사의 수식을 받음으로써 한정성이 높아진 명사구로 된 주어. 즉 세상사적 지식을 통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있는 경우이다. - 난리통에 아내는 식량 구하러 친정에 갔다 오다 폭사하고 ~. -> (수식을 받지 않고 있지만) 맥락을 통해 누구의 아내인지를 알 수 있음
문제는 늘 눈감고도 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 (수식을 받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총칭적 의미이므로 한정성을 가진다.
- 서울은 단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지명(고유명사)가 주어
- '은/는'이 쓰인 경우 2
세상사적 지식이나 맥락을 통해 알 수 없는 지시체가 텍스트의 앞에 언급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은/는' 결합형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소설과 같은 텍스트에서 볼 수 있는 수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 창가에 놓인 우단의자는 부드러운 잿빛이다.
-> '창가에 놓인 우단의자'의 존재를 전제하고 화제로 제시한 표현으로, 대화 중이라면 '우단의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용되기가 어렵다. 대화 중이라면 '창가에 우단의자가 28-있어. 그 의자는 부드러운 잿빛이야'와 같이 '우단의자'를 텍스트에 도입하는 표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Chafe(1994: 228)에서는 아무런 소개 없이 확인 가능한 지시체인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독자는 이전 경험으로부터 끊김 없이 이어진, 그리고 다음에 이어질 사건으로 흐르는 경험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고 하고 이를 '사건의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것(begins in medias res)'이라고 한 바 있다. - '이/가'가 쓰인 경우
확인가능하지 않은 지시체가 텍스트에 도입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이/가' 결합 형식이 주어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소설과 같은 텍스트에서만 볼 수 있는 수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 진수가 돌아온다. 진수가 살아서 돌아온다.
-> 독자는 진수가 누구인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이/가' 결합형식의 주어로 제시되었다. 만일 대화에서 이야기하는 상황이라면 이처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다소 부자연스러우며, '진수'가 누구인지 밝히는 표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의 경우 '사건의 가운데에서 시작'한다는 느낌이 약한데, 이는 주어가 'NP-이' 형식인 표현이 사건 제시문의 기능을 갖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건 제시문에 대해서는 최동주(2012: 38) 참고. - 소설 텍스트에서는 주어에 조사가 결합하지 않은 채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2. 주어를 가리키는 지시체가 텍스트의 앞에서 이미 언급된 적이 있는 경우
2.1.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되지 않은 경우
2.1.1. 주어 생략 (21개, 14.9%)
2.1.2. 주어 출현 (120개, 85.1%)
2.2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된 경우
2.2.1. 주어 생략
2.2.2. 주어 출현
<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되지 않은 경우 - 주어 생략>
- 텍스트의 내에서 앞서 언급된 적이 있더라도 생략되지 않고 타나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담화 화제가 대체로 단락의 경계에서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때의 주어 실현 양상은 '은/는'의 결합 형식이 현저하게 많았다.
<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되지 않을 경우 - 주어 출현 >
| 형식 | NP-는 | NP-이 | NP-X(에서) | NP | 합계 |
| 출현수 | 81 | 31 | 8 | - | 120 |
| 백분율 | 67.5% | 25.8% | 6.7% | - | 100% |
(위의 표는는 주어의 지시체가 텍스트의 앞에 언급된 바 있으나 단란 내에서 처음 출현할 때의 주어 실현 양상)
- 주어가 'NP-는' 형식인 문장은 그 앞에 나오는 부분과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하위 상황들에 대한 서술일 때 쓰였다.
--> 이와 같이 주어에 '은/는'이 결합한 경우 그 지시체가 화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가 'NP-는' 형식인 문장은 화제-논평 구조로서 (독자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되는) 화제에 대해 설명할 때 쓰인다. - 주어가 'NP-이' 형식인 문장은 새로운 사건의 전개일 때 쓰였다.
--> 주어가 'NP-이' 형식인 문장은 화제가 없는 표현으로, 사건을 제시하는 기능을 갖는다. 이밖에도 'NP-이' 형식은 지시체를 도입하거나(예: 저에겐 친한 친구가 있었어요.), 어떤 사실을 확인할 때(예: 내일은 누가 오니? 철수가 와요.)에도 쓰인다.
<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된 경우 >
| 생략 | 출현 | 합계 | ||||
| 비화제 | 54 | 16.7% | 62 | 45.6% | 116 | 25.2% |
| 46.6% | 53.4% | 100% | ||||
| 화제 | 270 | 83.3% | 74 | 54.4% | 344 | 74.8% |
| 78.5% | 21.5% | 100% | ||||
| 합계 | 324 | 100% | 136 | 100% | 460 | 100% |
| 70.4% | 29.6% | 100% | ||||
(위의 표는 주어의 지시체가 단락의 앞에 언급되었을 때의 실현 양상)
<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된 경우 - 주어 생략 >
- 주어가 생략되는 빈도가 앞선 경우보다 월등히 높다.
- 특히 주어의 지시체가 단락 내의 앞에서 화제로 제시되었을 때 생략이 두드러지며, 앞에 언급된 바가 화제가 아니거나, 다른 화제가 중간에 끼여 있는 경우에도 맥락상 해석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을 때에는 주어의 생략이 가능했다.
< 단락 내에서 앞서 언급된 경우 - 주어 출현 >
- 'NP-는' 결합 형식
규칙적인 것은 아니어서 생략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생략이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해당 형식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러한 경우에 뒤에 오는 형식은 형태적으로 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 대조적인 상황
- 이어지는 내용이 기대 밖의 상황일 때
- 동일한 지시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더라도 다른 측면에 관한 설명인 경우
- 'NP-이' 결합 형식
주어의 지시체가 단락 내에서 앞서 화제로 제시된 경우에도 주어가 'NP-이'의 형식으로 실현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새로운 사건이 전개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주어에 '이/가'가 결합한 표현이 사건 제시문의 기능을 갖는 데에서 기인한다.
- 최동주(2012), '은/는'과 '이/가'의 출현 양상', 인문 연구, 65, 25-58,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 Chafe, W.(1994), Discourse, consciousness, and time,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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